나는 전자 음악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곡을 만들 때 '드랍(drop)'에 신경을 많이 쓴다. 드랍이란 (전자음악에 한해) 빌드(build)라고 하는 과정 바로 뒤에 따라오는 곡의 하이라이트다. 말로 설명하는 것 보다 직접 듣는게 빠르니까 재작년에 만든 노래를 들으며 빌드와 드랍에 대해 알아보자
45초에 나오는 빌드는 하이라이트인 드랍을 위해 곡의 에너지를 말 그대로 'build'하며 그렇게 모인 곡의 에너지를 1분부터 나오는 드랍에서 한 순간에 방출해낸다.
(포세이돈같은 전자음악은 이러한 에너지의 흐름을 극적으로 강조하는 장르이기에 그게 더 쉽게 들린다)
나는 이러한 ‘에너지의 흐름’이 꼭 전자음악만이 아니더라도 음악에 보편적으로 적용된다는 걸 깨달았다. 보컬에서, 프로덕션과 믹싱, 마스터링 단계에서, 곡의 구조와 멜로디에서, 이것들의 조합에서 무궁무진한 방식으로 에너지는 움직인다. 고로, 프로듀서는 리스너가 곡의 에너지에 어떻게 반응할 지 항상 염두에 두며 곡을 만들어야 한다.